호박마차의 영화 드라마 이야기

알포인트 (2004) 리뷰 :: 미쳐가는 폐쇄적인 집단이 보여주는 점점 더 조여오는 숨막히는 공포 본문

영화 리뷰

알포인트 (2004) 리뷰 :: 미쳐가는 폐쇄적인 집단이 보여주는 점점 더 조여오는 숨막히는 공포

호박마차2 2025. 9. 1. 22:08
반응형

알포인트 포스터

 

피를 손에 묻힌 자, 돌아갈 수 없다.

 

 

알포인트

- R-Point, 2004

 

 

1972년, 베트남 전쟁이 거의 끝나갈 무렵, 6개월 전 로미오 포인트, '알포인트'에서 실종된 수색대원들로부터 구조 요청이 무전기로부터 흘러나온다. 하지만 그곳의 유일한 생존자였던 강 대위(안내상)는 그곳에선 모든 이들이 사망했다며 자신이 군번줄까지 다 회수해왔다고 한다. 그럼에도 무전이 왔기에 일단 그 실종자들을 찾기 위해 군부대에선 '두더지 셋 수색대'를 급하게 만들어 알포인트로 보낸다. 두더지 셋 수색대 인원은 사창가에서 베트남 소녀를 죽인 죄책감에 사로잡혀있으며 적군과 아군 모두 피를 보게 만든다는 최 중위(감우성), 잘린 베트콩 머리를 양손에 들고 인증샷을 찍었다는 무자비한 진 중사(손병호), 매독에 걸린 죄로 한국 입국이 밀려 어쩔 수 없이 참여하게 된 마 병장(박원상), 박 하사(이선균), 오 병장(손진호), 이 상병(정경호) 등.

 

그렇게 베트남의 습한 정글 속 알포인트로 향한 그들은 10명이서 첫 인증샷을 찍은 후 이동하던 중 누군가의 습격을 받는다. 죽을뻔한 위기를 넘기고 상대 쪽에 겨우 공격을 한 후 확인하자 그곳엔 이미 부패되고 있는 베트콩 시체와 거의 죽어가는 베트남 소녀만을 발견한다. 대원들은 소녀를 확실하게 죽이려 했으나 최 중위의 명령에 그냥 지나치고, 하룻밤을 야외에서 지내고 나서야 옅어진 안개 너머 한 폐건물을 발견하게 된다. 과거 무참히 살해당한 베트남인들을 기리고자 강을 숲으로 메운 이 땅 위에 프랑스 군인들이 세운 건물로 이곳에서 한날 한시에 군인들이 모두 죽었다고. 기분이 찝찝하긴 해도 나름 수월하게 잘 흘러가나 싶었더니, 갑작스럽게 대원 중 정 일병(이동운)이 실종된다. 그를 찾던 찰나 건물에 목이 잘린 채 매달려있는 그의 시체를 발견하고, 부대로 보고를 하던 중 그들은 알포인트로 들어오기 전 총 인원이 9명이었고 정 일병은 그들이 찾던 실종자 중 한명이었다는 사실을 듣게 되는데.

 

 


 

 

요즘 무더운 날씨, 최신 영화들 중에선 딱히 구미가 당기는 영화도 없었기에 뭘 볼까 고민하던 중 고전명작이라는 <알포인트>에 시선이 향하게 됐다. 원래는 군인들을 다룬 영화나 이런 남초 성향의 영화 자체에 큰 흥미가 없기는 하지만 일단 공포 영화이며 한국 공포 영화 중 장화홍련과 함께 탑을 찍은 영화기도 하기에 킬링타임용으로 영화를 봤다. 확실히 왜 한국공포영화계 탑이라고 말하는지 알 것만 같았다. 일명 갑툭튀라 불리는 점프스퀘어 하나 없이 점점 더 조여오는 숨막히는 공포를 매우 잘 활용한 대표적인 예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특히나 깊은 숲 속 지역이라는 설정이어서 그런지 그 특유의 눅눅하고 습기 가득한 불쾌감, 죽은 자들의 숲의 음기, 여기에 폐쇄적인 군대라는 집단의 폭력성과 균열을 너무 잘 표현해서 보는 나까지 묘하게 불쾌했었던...ㅋㅋㅋ

 

반응형

 

오래된 고전이고 워낙 유명하다보니 굳이 스포니 뭐니 따지지 않고 리뷰를 작성해 보겠다. 아무래도 이 영화의 결말에 대해서 많은 해석들이 많은 걸로 알고있다. 가장 유명한 해석이 대부분의 두더지 셋 수색대 대원들이 성병과 관련이 되어있으며, 그들의 앞에 나타난 소녀 귀신은 프랑스 군인들에게 성적으로 희생당한 베트남인 피해자라는 설. 그렇기에 성적으로 문란한 군인들이 베트남인의 희생을 기리는 땅 위에 나타났으니 그들에게도 피의 복수를 했다는 설이다. 이 외에도 대나무 숲에서 기습을 당했을 때 이미 마지막에 살아남은 장 병장(오태경) 외 모든 대원들이 사망했다는 설. 그들은 자신이 죽은 것도 모르다가 알포인트 존에서 최 중위, 진 중사만이 천천히 자신의 사망 사실을 알게 됐다는 설도 유명하다. 가장 유력한 두가지 설을 들고 왔다. (후자의 경우 지박령으로 남아있을 테니 지금도 계속 죽기 직전의 행동을 반복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ㄷㄷ)

 

하지만 내가 직접 결말까지 다 본 후기로는, 물론 귀신을 보았다는 직접적인 영화의 떡밥이 있기는 하다만 일단 정말 그들이 귀신을 보았는가에 대해서 의문이 생기더라. 특히나 조 상병(김병철)이 죽은 오 병장으로 오해하고 마 병장을 쏴죽이는 장면, 후반부 하이라이트 장면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총구를 겨누고 서로를 죽이는 장면 등에서 보았을 때 솔직히 귀신은 페이크로 보여주고 결국 고립된 밀림 지역에서 점점 미쳐가는 폐쇄적인 집단의 비참한 결말을 보여주는 것만 같았다. 무엇보다도 유일하게 소녀 귀신을 목격한 최 중위가 직전에 베트남 소녀를 사살했던 점, 다른 이들에게는 각각 자신의 죄책감의 상대가 귀신의 모습으로 투영된 점 등이 그들의 죄책감, 고립된 지역에서의 고독감, 미지의 땅 위 점점 조여오는 공포심 등의 감정들이 환영을 만들어낸 게 아닐까 하는 뇌피셜을 써본다.

 

 


 

 

추신) 개인적으로 비오는 날과 매우 잘 어울리는 영화라고 생각된다. 무더운 여름보다도 비 오고 눅눅하고 습기 많은 날이 이 물안개 자욱히 낀 것만 같은 습습한 영화와 매우 잘 어울리는 날씨지 않을까.

 

전반적으로 무서우면서도 참으로 씁쓸한 영화라고 생각된다. 내 해석(뇌피셜)이 맞든 아니든, 실제 귀신으로 인한 죽음이든 아니든 결국엔 군인들도 모두 피해자고, 프랑스 군인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하고 비참한 죽음을 맞이한 베트남 소녀, 그리고 자신들의 땅을 약탈당한 과거 베트남인들의 원한 모두 너무 씁쓸하고 슬프다. 어쩌면 저 알포인트 존 자체가 베트남인, 군인들 등의 수많은 죽음의 원과 한이 모여져 죽음의 숲이 되어버린 게 아닐까.

 

(이제부터 다시 티스토리 블로그로 리뷰를 옮겨보았다...ㅎㅎ 포스타입으로 연재를 하니 생각보다 유입률이 떨어져서 ㅎㅎ)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