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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마차의 영화+드라마 이야기
옥씨부인전 (2024-2025) 리뷰 :: 조선 약자와 소수자의 인권을 다룬 노비변호사물을 그렸으나 아쉽고 찝찝하게 끝난 이유 본문
옥씨부인전 (2024-2025) 리뷰 :: 조선 약자와 소수자의 인권을 다룬 노비변호사물을 그렸으나 아쉽고 찝찝하게 끝난 이유
호박마차2 2025. 1. 27. 14:01
옥씨부인전
- The Tale of Lady Ok, 2024-2025
한양의 극악무도한 천성의 김소혜 아씨(하율리)의 몸종이자 구더기처럼 살라는 씁쓸한 이름의 노비 구덕이(임지연)는 소혜 아씨의 정혼자인 송서인(추영우)과 우연히 마주치고 그의 전기수의 꿈을 듣게 되며 자신의 꿈에 대해서도 생각하게된다. 하지만 평화는 오래가지 못하고, 졸지에 자신이 모시는 아씨의 정혼자와 눈이 맞았다는 오해와 함께 죽기 직전까지 두드려맞고 아씨의 아버지인 늙은 대감과 하룻밤까지 자게 될 처지에, 기지를 발휘해서 아버지와 함께 지옥같은 그 집에서 도망쳐나온다.
하지만 도망치는 도중 아버지와는 헤어지게 되고, 1년 정도 주막에서 숨어살던 쯤 지금껏 봐왔던 양반들과는 너무나 다른 다정하고 노비들도 사람으로 대해주는 옥태영 아씨(손나은)와 우정을 쌓게 된다. 하지만 역시나 평화는 오래가지 못했고. 화적떼들의 공격을 받고 태영 아씨에게서 받은 반지만을 손에 낀 채 그대로 불길 속에서 의식을 잃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며칠만에 눈을 뜨자 자신을 태영 아씨라고 착각한 (태영 아씨가 어릴때 떠난 후 오랫동안 청나라에 있어서 자란 얼굴을 모른다.) 옥씨 가문의 사람들 사이에서 대접을 받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그렇게 구덕이는 태영으로서 새로운 삶을 살기로 한다.
2024년 11월 30일부터 방영해서 2025년 1월 말에 종영한 사극드라마로, 한 노비 여자의 기구한 인생에 대해서 다룬 영화같은 드라마이기도 하다. 노비로서 천대를 받다가 자신이 베푼 선함이 되돌아와 양반 아씨로 신분이 상승된 후, 이젠 자신이 자신과 같은 처지의 약자들을 위해서 외지부(조선시대 변호사) 일을 하게 되는 것이 드라마의 큰 틀... 인줄 알았으나, 결말까지 다 보고나면 외지부로서의 성장 보다는 신분을 초월한 조선시대 로미오와 줄리엣 스토리에 좀 더 집중한 것 같다. 드라마를 보면서 느꼈던 건 분명 태영(구덕이)은 약자들 뿐 아니라 당시 괴물이라는 소리까지 듣던 (실제 작 중 묘사된다) 소수자들까지 챙기며 외지부 일을 하는 정의롭고 선한 인물로 묘사되지만 정작 드라마 자체는 주변의 이런 인물들을 마치 태영과 서인(승휘)의 로맨스를 위한 장기말 정도로 쓰는 것 같이 느껴졌다.
특히 가장 이해가 가지 않았던 인물이 바로 성윤겸(추영우). (이건 나 또한 게이여서 더욱 그렇게 느낄수도 있다.) 서브남주급의 주연 인물에게 소수자성을 부여했으면 그만큼 소수자로서의 당위성이나 그가 해내는 역할이 있어야 하건만, 작 중 윤겸이 한 일이라곤 대의를 위한다고 집안이 몰락할 때 해외도피(?)하고 마지막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막판에서야 대의도 실패하고 승휘 대신에 죽는 게 다다. 심지어 윤겸이 대의를 위해서 가족들을 버리고 간다는 묘사는 묘하게 소수자 뿐 아니라 약자들의 인권을 위해 투쟁하는 수많은 이들이 마치 책임감이 없고 이기적이라는 메시지로까지 와닿아서 당사자인 나로선 썩 보기에 유쾌하지도, 납득이 가지도 않은 드라마였다. (정말 윤겸 캐릭터에 대해서 작가의 의도가 여러 의미로 궁금하긴 하다;; 주연 커플을 이어주는 정도로 쓸 거였으면 굳이 소수자성을 부여할 필요가 있었을까?)
가장 아쉬운 이유는, 이 드라마가 그냥 노비와 양반의 로맨스를 그린 로맨스 드라마도 아니고 무려 약자와 소수자의 인권을 보호한다는 외지부인 여성의 일대기를 그린 드라마라는 이유가 제일 크다. 약한 이들, 소외받는 이들을 돕는 선한 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드라마가 정작 실제로 작 중 등장하는 소수자의 묘사를 부정적으로 그릴 뿐 아니라 태영을 돕는 노비들의 죽음 역시 마치 태영의 성장을 위한 하나의 사건으로만 전락시키는 것이 보는 내내 묘하게 불편하고 찝찝했다. (태영의 또래이자 친구였던 노비 백이의 죽음은 결국 태영의 외지부가 되는 계기로만 이용됐으며, 만석이 역시 자신의 인생을 놔두고 굳이 승휘와 태영의 바닷가 집을 위해 돈을 대고 곁을 지키다 죽는다. 뿐 아니라 구덕이를 탈출시켜준 노비들은 그녀를 대신해 절뚝이가 되고 혀가 잘렸건만 그에 따른 보상도 뭣도 없이 그저 장기말로만 끝났다.) 정말 주인공을 약자들을 돕는 선한 이로 그리고 싶었다면 드라마 역시 선하게 주변 인물들의 서사 및 묘사에도 신경을 썼어야 했다. 약자와 소수자의 인권을 말하는 주인공을 그렸건만, 정작 실제 소수자가 보기에 이 드라마는 그리 약자와 소수자들에게 친절한 드라마는 아니다.
추신) 내가 너무 몰입해서 리뷰를 썼긴 했다만, 약자+소수자의 인권에 큰 관심도 뭣도 없거나 그저 사극로맨스를 즐기고 싶으신 일반 헤테로(이성애자^^) 분들이 보기에 이 드라마는 더할 나위 없이 명작일 것이다. 스토리 전개도 빠르고, 배우들의 연기야 말 할 것도 없고, 예쁜 한복 입은 고운 아씨와 잘생긴 양반도련님의 달콤한 로맨스도 그렸다.
하지만 약자들을 돕는 조선 변호사물로 보았을 땐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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