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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사제 시즌1 (2019) 리뷰 :: 정의로운 열혈사제가 알려주는 불의에 방관하지 않는 방법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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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사제 시즌1 (2019) 리뷰 :: 정의로운 열혈사제가 알려주는 불의에 방관하지 않는 방법

호박마차2 2024. 11. 12.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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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사제 시즌1 포스터

 

저는 지금까지 자는 사람은 깨울 수 있었지만 자는 척하는 사람은 깨울 수 없었습니다.
다 알면서 눈 감고 있는 자들을 깨우는 건 너무나 힘겨운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그들이 자신의 의지로 눈을 뜨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이제 더 이상 자는 척하지 않을 겁니다.
세상의 악은 눈도 귀도 없더라구요.
그래서 이게 대상도 안가리고.
왜 또 나한테 오냐고 아무리 소리를 질러도 이게 대답을 안해요.
이 모든 나쁜 일들이 신부님이라서 오는 게 아니에요.
그냥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거에요.
내게만 오는 게 아니라, 어쩌다 내게도 오는 일이요.

 

 

열혈사제 시즌1

- The Fiery Priest S1, 2019

 

 

전직 국정원 출신의 신부라는 직위와는 상반되게 다혈질(?) 성향을 가진 김해일 신부(김남길)는 기존에 있던 동네에서 어르신들을 속여서 사기치고 돈을 뜯어내는 깡패들과 싸우다가 결국 경찰서에 잡혀가고, 이런 일이 한두번도 아니었기에 기존 구역에서 다른 구역으로 발령되고. 그렇게 겉보기엔 평화로워 보이지만 그 안은 썩을대로 썩은 구담시로 오게 된다. 해일의 스승이자 아버지와도 같은 이영준 신부(정동환)의 성당에서 임시로 지내게 됐는데. 하필이면 이곳에서도 약한 자들에게 폭행을 일삼고 권력을 악용하는 조폭 출신 대범무역 대표 황철범(고준)과 부딪히게 된다.

 

한 편, 아슬아슬한 구담시의 일상이 본격적으로 금이 가고 해일이 폭주하게 된 계기가 생긴다. 바로 자신의 유일한 스승 이영준 신부의 자살 사건. 아무리봐도 신부라는 신분과 자살을 할 계기도 없었기에 의구심을 품지만, 어째서인지 검찰부터 경찰까지 모두 이 사건을 은폐하려고만 한다. 결국 해일은 이 사건을 어떻게든 파헤치기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고, 결국 이 소식은 바티칸까지 가게 되고 교황의 움직임에 의해 해일은 경찰 중에서도 가장 무능력하기로 유명한 구대영 형사(김성균)와 공조하게 된다.

 

 


 

 

2019년 초 방영되며 무려 시청률 20%를 넘기며 연일 화제가 됐었던 SBS 드라마. 강동원의 뒤를 이을 다혈질 분조장 열혈사제 김남길부터 부패한 무능경찰을 코믹하게 소화한 김성균, 열혈사제와 티키타카가 톡톡 튀던 비리검사 이하늬, 열정과 정의감 넘치는 MZ 형사 금새록까지. 캐릭터 하나하나가 정말 만화 속에서 튀어나온 것처럼 개성이 톡톡 튀어서 배우들의 케미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었던 드라마. 무엇보다도 호불호가 심하게 갈릴 수 있는 진한 종교적 색체 + 자칫 잘못하면 오글거릴 수 있는 소년만화식 소재와 전개임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의 명품 연기와 감독의 B급 감성 넘치는 코믹 액션 연출이 S급으로 만들어버린 드라마라고 할 수 있겠다. 즉, B급 감성을 표방하는 S급 명품 드라마.

 

드라마 내용은 결국 열혈사제 김해일이 구담시의 부정부패한 비리들을 모두 폭로하고 나쁜 놈들을 잡아넣고 정의구현을 한다는 전개다. 그러면서 스승 이영준 신부의 억울한 누명도 벗기고. 스토리만 보면 전형적인 소년성장만화나 흔한 한국식 정의구현 형사물을 연상시키지만, 이 드라마에는 시원시원한 사이다 액션씬, 정의구현 외에도 또 다른 메시지가 존재한다. 바로 자는 척하는 이들, 즉 방관자들에게 더 이상 방관하지 말고 부조리함에 맞서 싸우라는 메시지다. 작 중 동료의 죽음조차 권력 앞에서 묻혀버리는 허탈함을 느낀 후 의욕을 잃은 형사 구대영, 그리고 자신의 앞길만 바라보느라 다른 이들의 도움의 손길을 외면한 검사 박경선(이하늬)은 모두 방관자를 의미한다. 직접 범죄를 저지르거나 악행을 하지는 않았지만, 각자의 이유에 의해서 이영준 신부의 죽음 뿐 아니라 다른 불의에도 눈을 가리고 외면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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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드라마가 진행되며 그들은 자신이 다치는데도 정의를 위해 몸을 희생하는 해일을 통해서 점점 감았던 눈을 다시 뜨게 되고, 자신의 내면의 두려움을 이겨내고 진실과 똑바로 마주하게 된다. 드라마는 불의에 방관하지 않는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다고 말해준다. 그저 자기자신의 내면의 두려움을 이겨내고, 현실의 진실과 똑바로 마주하고 그걸 받아들이거나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라고. 또한 드라마 후반부 막바지에 해일이 자신의 과거에 발목 붙잡혀서 사제직을 내려놓으려는 부분이 나오는데, 결국 자신이 구원했던 이들에게 해일 역시 구원받고 다시 사제로 돌아오는 장면은 '구원'이라는 건 단순히 사제였기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상대방을 향한 사랑이 있다면 누구나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추신) 최근 열혈사제 시즌2가 본격적으로 방영 시작됐기에 부랴부랴 시즌1을 정주행했다. 간만에 다시 몰아보아도 정말 부정부패를 해결하는 다혈질 사제의 모습이 재미있고 신선했다. 물론 종교 미화가 어느정도 있는 것 같기는 하지만, 구담즈가 너무 귀엽고 보는 나까지도 따뜻해지는 드라마였다. (현실에서도 혐오를 뱉지 않고 저런 포용과 사랑을 나눌 수 있다면 좋으련만...)

 

 

덮머해일 너무 충격적으로 잘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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