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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2016) 리뷰 :: 팀 버튼 감독이 보여주는 기괴하게 아름다운 잔혹 동화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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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2016) 리뷰 :: 팀 버튼 감독이 보여주는 기괴하게 아름다운 잔혹 동화

호박마차2 2025. 1. 29.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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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포스터

 

네가 있을 곳은 그곳이 아니라 여기야.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 Miss Peregrine's Home for Peculiar Children, 2016

 

 

미국 플로리다 주에 사는 평범한 소년 제이크(에이사 버터필드)는 치매에 걸린 할아버지에게 가보라는 아빠의 전화에 할아버지네 집에 들렀다가 그가 두 눈이 뽑힌 채로 쓰러져있는 모습을 목격하고 만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죽기 전 제이크에게 자신이 어릴 적 들려주었었던 미스 페레그린과 어린이집을 찾으라는 유언을 남기고, 그 후 몇 개월간 정신과 치료를 받던 제이크는 결국 할아버지의 유언대로 어린이집이 있다는 웨일스의 작은 섬에 방문한다.

 

어린이집은 이미 1943년 당시에 나치군에게 폭격당한 후 흔적도 남지 않았으나, 어린이집 내부로 들어서자 할아버지가 말해주었던 이상한 아이들과 마주하고 1943년으로 타임슬립하게 된다. 그곳엔 정말 그의 말대로 루프를 만들 수 있는 임브린 미스 페레그린(에바 그린), 공기보다 가벼운 소녀 엠마(엘라 퍼넬), 불을 다루는 소녀 올리브(로런 맥크로스티), 시체를 조종하는 소년 에녹(피렌디 맥밀란), 성인 남성보다 훨씬 더 힘이 센 소녀 브론윈(픽시 데이비스), 투명인간 소년 밀라드(캐머런 킹) 등 다양한 별종 아이들이 지내고 있었다. 하지만 평화도 잠시, 곧 별종들을 위협하는 할로우와 바론(사무엘 L. 잭슨)의 존재에 대해서 알게 되고, 이들이 할아버지의 죽음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2016년 가을에 개봉했었던 팀 버튼 감독의 영화로, 원작 소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을 영화화한 영화다. (개인적으로 현재까지 내가 가장 좋아하는 팀 버튼 감독 영화이기도 하다.) 어릴적 팀 버튼 자신처럼 별종 취급을 받는 아이들의 이야기였기에 영화화했다고 알고 있는데, 일단 영화 자체가 팀 버튼 영화들 중에서도 상당히 미적으로 아름답다. 장면 하나하나가 정말 물안개가 자욱히 껴있는 푸르른 유럽 영화같다는 느낌이 든다. 특히 이상한 아이들의 집은 정말 몽환적인 동화 속에 들어갔다가 빠져나온 것만 같이 오묘하게 아름다웠다. 그런데 또 팀 버튼 감독 답게 설정이나 묘사가 묘하게 기괴하기도 해서, 정말 축약해서 소개하자면 '기괴하게 아름다운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원작 소설 자체도 고어한 묘사가 상당한 소설이다.)

 

영화의 줄거리만 보면 전형적인 하이틴 판타지 영화라고 할 수 있는데, 제이크란 소년이 알고보니 별종 유전자를 타고난 인물이었고 이상한 아이들 중에서도 유일하게 투명괴물 할로우를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는 설정은 살짝 뻔하기도 하다. 거기다 결국 괴물을 무찌르고 가족이나 현재보다 사랑을 선택하며 새로운 모험을 떠난다는 다소 진부한 결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위에 언급했다시피, 이 영화는 스토리보단 몽환적이고 아름다운 영화의 비주얼과 잔혹 동화같은 분위기가 압도하는 영화이니 스토리는 그냥 가볍게 보시면 될 것 같다. 다 보고나면 그냥 몽환적인 동화 한편을 봤다고 생각하게 되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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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몇번 더 돌려보다보면 느껴지는 건데, 전형적인 하이틴 판타지 영화같은 이 영화에도 숨겨진 메시지는 있더라. (사실, 내가 늦게 알아챈 걸지도...) 플로리다에서도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던 제이크, 평범하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1943년 당시 마을 사람들로부터 혐오와 멸시를 받던 별종들은 모두 과거부터 현 시대까지 배척받는 소수자를 상징한다. 작 중 엠마가 제이크에게 '네가 있을 곳은 그곳이 아니라 여기야'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장면에서 알 수 있듯 제이크와 별종들은 사회적으로 '평범하다, 정상적이다'고 판단되는 무리로부터 소외받는다. 팀 버튼 감독의 유년시절도 그렇고 영화는 '정상적인' 사회로부터 배척받고 멸시받는 이들에게 "너희는 혼자가 아니야, 그곳이 아니더라도 너희들을 반겨주는 곳은 있어"라고 말해주고 싶었던 게 아닐까.

 

 


 

 

추신) 팀 버튼 감독 영화 중에서 이 영화와 가장 비슷한 분위기를 가진 영화가 디즈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2010>라고 생각한다. 두 영화 모두 유달리 뿌연 안개가 낀 듯한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랑하는 영화로, 나 역시 두 영화 모두 최애 영화로 꼽는 영화이기도 하다.

 

작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라고 한다면 단연 제이크가 공중 위에 떠오른 엠마를 밧줄로 잡아주는 장면이 아닐까. 몽환적이고 동화적인 이 영화의 분위기를 가장 잘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바닷속 침수한 배로 내려가는 장면 역시 압권이다. 여러모로 장면장면이 아트처럼 너무 아름다운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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