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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마차의 영화+드라마 이야기
스즈메의 문단속 (2023) 리뷰 ::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동일본 대지진 피해자들을 위로하는 방법 본문
있잖아, 스즈메.
지금은 정말 슬퍼도, 스즈메는 앞으로 아주 잘 자랄거야.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
미래 같은 건, 무섭지 않아.
넌 앞으로 누군가를 정말 좋아하게 되고, 너를 아주 좋아하는 누군가와 많이 만날 거야.
지금은 캄캄하기만 한 밤일지 몰라도, 언젠가는 꼭 아침이 와.
너는 빛 속에서 어른이 될 거야.
틀림없이 그렇게 돼, 그렇게 되도록 다 정해져 있어.
나는 너의 내일이야!
스즈메의 문단속
- Suzume, 2023
규슈의 한적한 마을에서 살고 있는 소녀 스즈메는 어떤 영문인지 부모님이 아닌 이모 타마키와 함께 지내고 있다. 여느 때처럼 학교 등교하던 중, 폐허와 문을 찾고 있다는 신비로운 미남 소타를 마주치게 된다. 희미한 어릴 적 기억의 꿈 속에서 본 것만 같은 소타의 모습에 스즈메는 본능적으로 소타의 뒤를 쫓게 된다. 하지만 폐허에는 소타는 없이 덩그러니 놓여진 문이 있는데, 그 문 너머 현실과는 다른 차원의 세계를 보게되어 놀란 것도 잠시 문 뒤에 박혀있는 한 요석을 빼게 된다. 그러자 요석은 곧 고양이로 변하고.
겁에 질려 다시 학교로 도망치듯 돌아온 스즈메의 눈에만 보이는 빨간 지렁이와도 같은 모습의 안개(미미즈), 그리고 그 안개를 보지 못하는 사람들과 동시에 느껴지는 지진. 이 모든게 자신이 본 문에서 시작된 것을 직감한 스즈메는 그곳으로 돌아가 처음으로 미리 와있던 소타와 함께 문을 닫는데 성공. 그리고 미미즈가 곧 지진을 일으킨다는 것을 알게 된 것도 잠시, 말하는 고양이 다이진의 마법으로 소타는 어린이용 의자가 되버리고 마는데.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재난 3부작 중 마지막 3번째 작품으로, 너의 이름은에서는 혜성 충돌을, 날씨의 아이에선 호우를 다루었다면 이번 스즈메의 문단속에선 대놓고 동일본 대지진을 연상시키는 지진이라는 주제를 다뤘다. 이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동일본 대지진 사건 이후로 재난에 대한 심각성을 느끼곤 재난 3부작을 만들었다는 이유와도 연결되는데, 3부작의 마지막 작품으로 감독은 동일본 대지진의 피해자들을 조금이나마 위로해주고 싶었던 모양이다. 이는 로드무비 형식으로 규슈-시코쿠-고베-도쿄로 이어지는 스즈메의 여정 속 그녀를 도와주는 사람들을 통해서도 알 수 있는데.
이들이 스즈메를 도와주면서 꿋꿋하게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건 은유적으로 지진 피해자들의 시간이 당시에서 멈춰있는 것이 아니라, 그들 또한 다음 내일을 향해 똑같이 움직이고 흘러가고 있다는 것을 상징한다. 그리고 스즈메 캐릭터 자체가 후반부에 지진 피해로 부모를 잃었다는게 밝혀지는데, 이 또한 지진 피해자들의 고통을 위로하면서도 그럼에도 계속해서 삶을 살아나가야 한다며 희망을 말하고 있다. (후반부 스즈메가 어린 스즈메와 다시 조우하는 장면은 정말 언제봐도 눈물이 나는 장면 ㅜㅜ)
그리고 이 외적으로 본 작품은 전체적으로 '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있다고 보는데, 작 중 미미즈와 요석, 다이진과 사다이진은 전부 자연=신을 의미한다고 해석해보았다. 지진을 일으키는 기운인 미미즈는 인간에 대한 아무런 악의없이 그저 본성에 따라 분출된다는 점이 자연 그 자체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어찌보면 인간보다 자연의 질서에 따를 뿐인 신을 의미하기도 한다고 생각한다. 이 외에도 미미즈를 봉인하고 있는 다이진과 사다이진의 반대적인 성향은 신의 양면성을 보여주며, 신이 상황에 따라 인간에게 선의를 베풀기도, 악의를 베풀기도 한다는 해석. (미미즈/다이진+사다이진 전부 신과 자연의 변덕스러움 그 자체를 보여주는 것 같다.)
추신) 전반적으로 너의 이름은부터 날씨의 아이, 스즈메의 문단속까지 신카이 마코토 작품에선 늘 '신'이라는 존재가 존재하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번 스즈메의 문단속은 날씨의 아이 절망편(?)이라고도 생각된다. 다수를 위해 소수를 희생시키지 않겠다는 전작의 메시지와는 충돌되게 이번 작품에선 도쿄 씬에서 신으로부터 다수를 지키기 위해 결국 소수인 소타를 희생시키지 않았나. 결과적으로 다시 소타가 되돌아오긴 하지만 결국 다이진과 사다이진의 희생이 필요했기에 나름 공포 요소였던...ㅜㅜ (여담으로 도쿄 상공 씬 자체가 너무 코즈믹 호러 그 자체였어서 소름돋고 무서웠었다...ㄷㄷ)
내 개인적인 감상평으론 너의 이름은+날씨의 아이의 최종완성본이 스즈메가 아닐까 싶다. 너무 로맨스에 치중된 너의 이름은, 그리고 너무 무거웠던 날씨의 아이의 장점을 적절히 섞어 로맨스와 주제까지 다 잡은게 스즈메의 문단속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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