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묘 (2024) 리뷰 :: 중반부부터 진짜가 시작되는 최초 한 vs. 일 오컬트 영화 (스포 주의)

파묘 포스터 (메인 포스터가 따로 있으나, 영화의 메시지에 가장 적합한 포스터라고 생각되서 올림)

 

 

파묘

- Exhuma, 2024

 

 

미국 LA에 사는 재벌가 한인 가족의 의뢰를 받고 찾아온 무당 화림(김고은)과 제자 봉길(이도현). 그 가족에게는 장손에게만 되물림되는 기이한 가족병이 있었는데, 화림은 이것이 단순한 심령 현상이나 빙의가 아니라 조상의 저주라는 것을 알아차린다. 그들에게 조상의 묫자리를 바꾸거나 파헤쳐야 한다고 말하고, 잘 아는 한국 최고의 풍수사 상덕(최민식)과 장의사 영근(유해진)에게 부탁해 일을 진행하기로 한다. 하지만 앞서 상주 가족으로부터 이장 시 관을 열지 말라는 기이한 조건을 받게 되고, 그들의 조상이 묻혀있는 산을 방문하는데. 그들은 그곳에서 본능적으로 불길함을 감지하고, 심지어 상덕과 화림은 단숨에 이곳이 절대 사람이 묻힐 수가 없는 '악지'라는 것을 알아챈다.

 

꺼림직한 것도 잠시 결국 일을 진행하기로 한 네 사람. 그렇게 굿판과 함께 파묘가 시작되고, 마침내 문제의 관을 꺼내고 이장하기 위해 장례식장으로 이송하던 도중 사고로 인해 그만 관이 열려버리고 마는데. 그로 인해 관 안에 수백년간 잠들어있던 조상의 악귀가 빠져나와 가족들을 몰살시키려 한다. 어찌저찌 이장과 함께 악귀를 성불시키는 데 성공했나 싶었건만. 곧 묫자리의 아래에 또 다른 하나의 관이 무려 세로로 세워진 채 묻혀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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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드디어 그토록 보고 싶었던 화제의 <파묘>를 보고 왔다!! 오컬트 장인 장재현 감독의 영화라서 그런지 초반부부터 후반부, 결말까지 너무나 짜임새 있었으며 소름돋기까지 했었다. 배우들이야 워낙 유명하고 실력있는 배우들인만큼 연기적인 면에선 할 말이 없는데, 그것보다도 사실 나는 영화 평들이 너무 애국심을 자극한다는 평이 많았기에 소위 말하는 국뽕, 신파가 심하진 않을까 걱정이 많이 됐었다. 근데 다 보고 나니 생각만큼 국뽕이 심하지도 않고 신파도 없어서 훨씬 더 좋았던...ㅎㅎㅎ 영화는 크게 초반부와 중반부로 나뉘는데, 초반부는 미국 재벌가의 묫자리 이장 사건을 다루고, 중반부는 그 자리 아래에서 발견된 또 하나의 관으로부터 벌어지는 사건과 이 모든 사건의 내막이 밝혀진다. (이 영화는 중반부부터 진짜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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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다 보고 나면 가장 기억에 남는게 아무래도 중반부부터 등장한 작 중 '정령'이라고 불리던 '일본 오니'일텐데, 작 중에서도 언급됐듯 이는 일본이 한반도의 척추에 해당하는 지점에 쇠말뚝을 꽂아서 한국인의 기운을 누르기 위함이라고 나온다. 작 중 등장하던 최종보스 오니는 그 쇠침을 지키기 위한 장군같은 존재인데, 이게 사실이던 아니던 실제로도 아직까지도 논란 중인 주장/루머이기도 한 만큼 영화 속에서도 꽤나 중요한 소재로 등장한다. 이 뿐만 아니라 기이한 병을 되물림하던 미국 재벌가 또한 조상이 매국을 해 이득을 본 이였다는 설정까지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명확한 영화다.

 

이렇듯 영화가 초반부와 중반부의 전개 자체가 살짝 다른 느낌으로 가다 보니, 초반부의 순수한 오컬트 계열의 영화만을 원하시는 분들이라면 중반부를 넘어갈수록 점점 더 의아해지고 흥미를 잃을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난 이런 반전적인 메시지와 메타포들이 상당히 더 이 영화를 매력적으로 만든다고 생각한다.ㅎㅎ 특히나 인상깊으면서도 씁쓸했던 게 매국을 한 이들은 결국 그 득을 보아 미국에서 몇 대가 호화롭게 사는 재벌가가 됐지만, 그마저도 일본인에게 이용당하여 쇠침 자리 위에 관이 묻히는 게 마치 당시 한국인들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해서....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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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 결말에 결국 동양의 '음양오행'으로 오니를 물리치는 장면 또한 상당히 인상깊었다. 자칫 잘못하면 메시지에 치우쳐서 완전히 다른 영화로 빠질 수도 있었는데, '오컬트' 영화라는 장르를 끝까지 안놓치고 끌고 간 것 같아서 마음에 들었다. (오컬티스트로서 음양오행을 사용한 게 너무 만족스러운...ㅋ)

 

그리고 영화 메시지가 이렇다보니, 중간중간 한국 영화에서 볼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일본 요괴들이 간혹 등장하기는 한다...ㅋㅋㅋ 특히, 여자 머리를 한 뱀 요괴와 기순애 스님이 알고보니 일본 스님이었고 키쓰네(=일본말로 '여우'), 즉 여우 요괴였다는 설정 또한 상당히 신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