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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토토로 (1988) 리뷰 :: 그 시절, 시골 귀향 판타지를 제대로 보여주는 지브리의 정체성 애니메이션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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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토토로 (1988) 리뷰 :: 그 시절, 시골 귀향 판타지를 제대로 보여주는 지브리의 정체성 애니메이션

호박마차2 2024. 6. 1.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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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토토로 포스터

 

 

이웃집 토토로

- My Neighbor Totoro, 1988

 

 

어머니의 병으로 시골 병원에 입원하게 된 한 가족은 외진 시골 마을에 이사오게 된다. 대학 교수인 아버지와 언니 사츠키, 동생 메이로 구성된 이 가족은 어머니의 입원이라는 좋지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그 시절 시골 특유의 모습처럼 긍정적이고 밝은 사고로 시골 라이프를 시작한다. 그 중 사츠키가 학교에 가고 아버지가 논문에 바쁜 그 시간, 할 게 없던 메이의 눈에 띈 것은 다름아닌 작고 통통한 산짐승처럼 생긴 무언가. 메이가 그것에 홀려 집 앞마당의 한 나무 터널로 이어진 길을 따라가다보니 어느덧 나무 굴 사이로 떨어지게 되고, 그곳에서 전설의 토토로를 만나게 된다.

 

그렇게 메이네 가족과 토토로의 인연은 이어지게 된다. 사츠키가 폭우가 쏟아지는 날 아버지를 마중나갔던 날에도, 토토로에게 받은 씨앗을 심었던 날에도 그와 만나 말 그대로 동화같은 시골 라이프를 즐기고 있던 와중. 어느 날, 병원으로부터 어머니가 감기에 걸려서 집에 돌아오지 못한다는 전보를 전해들은 후 자매는 작은 다툼을 일으킨다. 그리고 그 작은 다툼이 씨앗이 된 것일까. 메이가 실종됐다. 아무리 작은 시골 동네를 다 뒤져봐도 보이지 않자, 결국 사츠키는 토토로에게 도움을 요청하는데.

 

 


 

 

어느덧 6월이 찾아왔다. 이렇게 날씨가 더워지고 여름이 찾아오면 항상 떠오르는 대표적인 일본 애니메이션이 있다. 지브리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그리고 <이웃집 토토로>다. 1988년에 개봉한 애니메이션 영화이니 그만큼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이웃집 토토로의 영향력은 어마어마하다. 그만큼 명작이고, 그만큼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린 영화다. 아무튼 나는 이 작품을 어릴 적 초등학교에서 처음 보았었는데, 그 때는 그냥 귀여운 영화라고 생각했었지만 다 크고나서 다시 보니 (정확히는 오컬트에 입문하고서 보니) 안보이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사츠키네 가족이 새로 이사온 집이 나의 꿈 속 마당넓은 시골의 단독주택.... 이라서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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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에는 그저 토토로가 시골 숲 속 미지의 존재, 요괴와 같은 신비한 생명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어른이 된 후 다양한 해석과 직접 다시 본 결과 토토로는 숲의 정령을 넘어서 작 중 암시된대로 '숲의 주인'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실제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토토로가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요정 중 하나인 '트롤'이라고 언급했다. 트롤은 북유럽 전설 속에 등장하는 거인의 모습을 한 요정으로 힘은 인간보다 몇배나 훨씬 더 세지만 지능은 그리 높지 않은 존재로 묘사된다. 실제로도 작 중 토토로가 울음 한번으로 숲 전체를 울리거나 나무를 한번에 거대하게 키워내는 등의 능력을 가지고 있음에도(이러한 모습들이 숲의 주인이라는 묘사에 적합하다.) 사츠키가 건네 준 우산을 쓰는 방법을 제대로 모르고, 마치 아이처럼 비가 오지 않는 날에도 그것을 매일 손에 쥐고 있는 모습을 통해 유추할 수 있다. 아마도 토토로는 트롤과 같은 존재임과 동시에 이 시골 마을의 숲 전체를 수호하는 수호신과도 같은 존재가 아닐까.

 

또한 초반부에 등장하는 숯검댕이(스스와타리) 또한 가상의 캐릭터긴 하지만 일본 자체가 집안을 지켜주는 수호신, 영적인 존재 등을 믿는 토속신앙이 있는 국가인 것을 감안했을 때, 이 또한 집을 지켜주는 수호신 혹은 영적인 존재를 캐릭터화 시킨 것으로 보여진다. 이 외에도 시골 마을 곳곳에 보살, 여우신 등을 모시는 사당이 보이는데 사츠키와 메이가 이곳을 지날 때마다 마치 하늘이 도운 것처럼 그들을 도와주는 이들이 나타나거나 토토로와 만나게 되는 등의 장면이 연출되기도 한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이런 수많은 장면들로 하여금 신과 같이 위협적이고 거대한 힘을 가진 영적인 존재들 또한 순수한 어린 아이들 앞에서는 하염없이 친절해진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추신) 날이 더워지니 또 이웃집 토토로를 찾게 된다. 어른이 된 후에는 매번 볼때마다 사실 위에서 언급한 오컬트적인 해석보다도 시골 귀향 판타지를 제대로 자극하는 것 같아서 참 묘하다. 어릴 때는 그저 순수하게 바라봤었는데.... 나도 나이가 드니깐 절로 그들의 딱 봐도 가격대 비싸보이는 마당있는 넓은 시골 집과, 비현실적으로 인심 좋은 시골 사람들 등의 모습에서 오묘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참 여러모로 지브리의 정체성 그 자체인 애니메이션 같다. 아무리 그대들 뭐시기가 최근 개봉했고, 하울과 치히로가 대박났다고 해도 지브리 특유의 감성과 메시지 이 모든 것들을 모두 때려박은게 토토로이기에.

 

 

나도... 이런 나무 터널 있는 마당... 있었으면 좋겠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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