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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스맨 : 시크릿 에이전트 (2015) 리뷰 :: 영국 신사에 대한 판타지를 전부 때려박은 B급 감성의 A급 영화 본문

영화 리뷰

킹스맨 : 시크릿 에이전트 (2015) 리뷰 :: 영국 신사에 대한 판타지를 전부 때려박은 B급 감성의 A급 영화

호박마차2 2024. 6. 18.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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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스맨 : 시크릿 에이전트 포스터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난 가톨릭 창녀고
나와 불륜인 흑인 유태인 남친은
군 낙태 시술소에서 근무해요.
난 악마가 좋더라구요.
즐거운 오후 보내세요.
- (백인 우월주의 성향의 교회에서)

 

 

킹스맨 : 시크릿 에이전트

- Kingsman : The Secret Service, 2015

 

 

1840년대부터 영국의 왕과 귀족들의 옷을 제작하던 재단사들은 제 1차 세계대전에서 '킹스맨'이라는 조직을 설립하여 왕과 귀족들을 위해 비밀리에 첩보 조직으로 활동하게 된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킹스맨의 최정예 첩보요원 해리(콜린 퍼스)는 동료의 도움으로 한 작전에서 목숨을 건지게 된다. 하지만 동료가 죽게 되자, 그의 가족들에게 그의 부고를 전하며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전화하라며 그의 아들 에그시에게 전화번호가 써져있는 목걸이 하나를 준다.

 

그렇게 시간이 더 흐르고, 불량한 건달 새아빠 아래에서 흔한 동네 양아치로 자란 에그시(태런 에저튼)는 어느날 우연히 목걸이 속 전화번호에 전화를 걸게 되고, 그렇게 다시 해리와 에그시가 만나게 된다.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비밀을 듣게 되고 자신을 괴롭히던 양아치들에게서 자신을 구해준 그를 믿게 되어 킹스맨 훈련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한 편, 천재 기업가 발렌타인(사무엘 L. 잭슨)은 지구가 멸망해가는 이유가 인간(=바이러스) 때문이라며 인류를 학살하기 위한 칩을 만들어 배포하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에그시와 킹스맨이 나서게 된다.

 

 


 

 

정말 오랜만에 영화 리뷰를 올리게 됐다. 그간 너무 바쁜 일도 있었고, 나이가 들다 보니 점점 여유도 없어지고 영화 볼 시간도 없네...ㅠㅠ 오랜만에 보고 온 영화는 2015년작 <킹스맨 : 시크릿 에이전트>다. 올 초 드라마 <웬즈데이>와 함께 이 영화를 리뷰해볼려고 했었는데 어쩌다보니 이 여름까지 늦춰진...ㅋㅋㅋ (근데 이 영화의 성향상 이 무더운 계절이 훨씬 더 잘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다.)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보았을 때가 고3 때였는데, 그땐 몰랐었는데 이 영화, 정말 헤테로 남자들이 좋아라할만한 요소들을 다 때려박은 영화더라.... 필자가 게이여서 그런지, 보면서 다른 포인트에서 웃음이 터지더라. ㅋㅋㅋ (얘네 진짜 이런거 ㅈㄴ 좋아하네... 이런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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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영화는 전형적인 소년성장물의 형식대로 진행된다. 불우한 가정환경을 가져 양아치로 자란 찌질한 남주인공에게 어느날 우연한 계기로 구원자가 나타나고, 돌아가신 아버지의 비밀을 알게 되고 그로 인해 새로운 삶이 펼쳐지고.... 히어로가 되어 세상을 구하는.... 너무 뻔하디 뻔한 스토리전개 그대로 흘러간다. 사실 스토리 자체만으론 이렇게 진부할 수가 없는데, 이걸 또 태런 에저튼과 콜린 퍼스의 케미와 액션, 그리고 영화 특유의 B급 감성으로 꽉꽉 채워서 지루할 틈을 주질 않는다. 클리셰를 그대로 따라가고, 악당도 너무 뻔할정도로 과하고 우스꽝스러운데 잔인하거나 심각해야 할 부분에서 흘러나오는 경쾌한 노래들과 마치 B급 코미디를 연상시키는 촬영 방식까지. 뻔할만한 부분을 이렇게 비틀어버려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보게 된다.

 

심지어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당연히 일명 대가리 폭죽 씬이었다.ㅋㅋ 익숙한 클래식 음악에 맞춰서 마치 머리 속 칩들이 폭팔하는 장면이 폭죽 장면처럼 연속으로 이어져 나오는데, 기괴하거나 잔인할 장면을 우스꽝스럽고 병맛스러운 B급 감성으로 표현하다니.... 심지어 백인 우월주의 성향이 강한 보수 교회에서 해리가 위 명대사에 올린 대사를 하는 장면 또한 상당히 인상깊었다. 그 후 엄청난 격투씬...이 나오는데, 이 장면 또한 잔인하다기보단 B급 코미디 영화 속 한 장면처럼 표현된게 신박했다. 이 외에도 발렌타인의 상당히 극단적인 사고 방식과 케미를 이루는 잔혹한 가젤(소피아 부텔라), 이런 남성향 영화 속 흔치않게 민폐여주에서 벗어난 록시(소피 쿡슨) 등 여캐들도 상당히 인상깊었다.

 

 


 

 

추신)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다시 보니 정말 이성애자 남자들의 판타지를 그대로 투영한 영화여서 보는 내내 다른 포인트에서 웃음이 났다. 매너 좋은 영국 신사와 첩보 조직, 군대 시스템을 연상시키는 훈련 과정(군대에서 그렇게 힘들었다면서 왜 그렇게 군대 소재를 좋아하는지 아이러니하다), 현실이나 타 영화들이랑은 다르게 명확한 선악 구도, 전형적인 소년성장물의 엔딩을 보여주는 공주와의 해피엔딩까지.

 

원작 만화부터 영화 감독까지 전부 남성들이어서 그런지 남성향 소재와 영국 신사에 대한 판타지를 제대로 때려박아 만든 영화처럼 보인다. 그래도 걸작이다. 이렇게 B급 감성으로 만들었는데도 잘 만들어져서 A급이 된 케이스.

 

 

콜린 퍼스의 수트핏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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