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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마차의 영화+드라마 이야기
킹스맨 : 골든 서클 (2017) 리뷰 :: 영국 신사와 미국 카우보이의 B급 감성 액션극, 그리고 현대 사회의 고발 본문
킹스맨 : 골든 서클
- Kingsman : The Golden Circle, 2017
<시크릿 에이전트> 편 이후 1년이란 시간이 흐르고, 그 사이 에그시(태런 에저튼)는 프로페셔널한 스파이 킹스맨이 되어 있었다. 1년 전의 사건을 해결하면서 만나 연인이 된 스웨덴 공주 틸디(한나 알스트룀)와도 여전히 각별한 사이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평화도 잠시 최근들어 자꾸만 눈에 거슬리는 기이한 마약 조직 '골든 서클'에 과거 킹스맨 훈련생이었던 찰리(에드워드 홀크로포트)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도 잠시, 골든 서클의 미사일 습격으로 에그시와 멀린(마크 스트롱) 외 모든 킹스맨이 죽게 된다.
절망도 잠시 그들은 곧 킹스맨 조직의 위기인 최후의 날 지령에 따라 간 곳에서 그들을 도와줄 스테이츠맨의 단서를 잡게 된다. 그렇게 미국 켄터키로 날아가 스테이츠맨 조직의 데킬라(채닝 테이텀)와 진저(할리 베리), 그리고 그곳에 살아있던 해리(콜린 퍼스)를 만나게 된다. 한 편, 골든 서클의 마약 왕 포피 아담스(줄리안 무어)는 자신이 뿌린 마약에 독을 타 인류를 중독시킨 후 해독제를 주지 않으면 죽게끔 만들어 미국의 대통령에게 전 인류의 목숨을 담보로 딜을 거는데.
전작 <킹스맨 : 시크릿 에이전트> 이후 2년만에 되돌아온 속편이다. 전작과 같은 수위의 아찔한 장면들과 함께 B급 감성을 여전히 살린 채 돌아왔다. 특히나 이번 <골든 서클>은 기억상실증 이후 어리버리해진 해리와 이에 당황하는 에그시의 케미가 킬링 포인트라고 볼 수 있겠다. 이 외에도 영국 신사(재단사)를 상징하는 '킹스맨'과 미국 카우보이(양조업자)를 상징하는 '스테이츠맨'의 화합과 대립 또한 킬링 포인트 중 하나. 마치 각 국가를 상징하는 두 집단을 화합시키기도 하고, 마지막에는 대립시키기도 하는 장면에서 각각의 국가의 특징을 잘 살린 것 또한 웃음 포인트였다. (하이틴 영화 중 이러한 설정의 영화가 <와일드 차일드>라고 또 하나 있다.)
이 영화에서 액션이나 자극적인 B급 요소 등으로만 보았을 땐 위의 요소들이 가장 볼만한 부분이겠지만, 사실 더 들어가서 영화 전반적으로 깔려있는 메시지를 해석해보자면 또 다른 재미가 있다. 바로 포피 아담스와 미국 대통령의 대립 구도인데, 마약 왕 포피 아담스는 전형적인 빌런 포지션이다. 그렇기에 작 중에서도 오로지 자신의 사익을 위해서 인류를 위험에 빠트리는 등의 행위를 한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는 대립 구도인 미국 대통령의 태도다. 오히려 이걸 기회를 삼아서 약쟁이들을 국가에서 아예 없애겠다는 취지로 딜을 계속 미루는데, 이는 표면적으로는 마치 법을 위해서, 대의를 위해서라고 보이지만 결국엔 한 국가의 리더로서 국민을 보호할 의무를 저버리고 자신의 신념만 고집하는 모습으로 보여진다.
이 모습은 당시, 혹은 현재의 미국(혹은 전세계) 사회를 보여주기도 한다고 생각한다. (공교롭게도 2017년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했던 해이기도 해서 상당히 상징적으로 보이기도...) 당시/현재의 다수의 사회 역시 다소 극단적인 극우주의가 사회적 소수자와 약자들을 억압하려 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나. 약쟁이가 법을 어겼다고 해서 약쟁이의 진료권, 치료권이 박탈당해도 되는 것은 아니다. (작 중에서도 자의로 약물에 중독되지 않은 피해자들에 대해서 다룬다.) 결국 결말에 국민을 보호하지 않고 방관한 대통령이 수갑을 차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장면에서 당시의 사람들이 말하고자 했던 메시지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하지만 현재의 미국 뿐 아니라 전세계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추신) 전작과는 다르게 빌런 포지션의 캐릭터가 너무 우스꽝스럽지 않고 사이코패스다운 면모를 보여주는게 오히려 더 매력적이었다. B급 감성의 코미디는 주연들이 충분히 보여주기에 빌런 캐릭터 정도는 이런 모습들로 무게감을 잡아주는 게 더 내 취향에는 맞는 것 같다.
그리고 결말에 결국 스웨덴 공주와 결혼에 골인하는 에그시의 모습이 마치 남성 버전의 신데렐라를 연상시키기도 했다. ㅋㅋㅋ 약간 영화 시리즈가 전반적으로 이성애자 남성들의 판타지를 그대로 재현한 느낌이 자꾸만 드는건 왜일지...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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