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마차의 영화+드라마 이야기

캐리비안의 해적 : 세상의 끝에서 (2007) 리뷰 :: 바다를 떠도는 유령 선장과 바다 여신의 사랑을 다룬 3부작 마지막 이야기 본문

영화 리뷰

캐리비안의 해적 : 세상의 끝에서 (2007) 리뷰 :: 바다를 떠도는 유령 선장과 바다 여신의 사랑을 다룬 3부작 마지막 이야기

호박마차2 2024. 7. 27. 13:33
반응형

캐리비안의 해적 : 세상의 끝에서 포스터

 

 

캐리비안의 해적 : 세상의 끝에서

- Pirates of the Caribbean: At World's End, 2007

 

 

2편 이후, 바다의 지배자 데비 존스(빌 나이)의 심장을 갖게 된 커틀러 베켓 경(톰 홀랜더)은 해적의 시대를 끝내고 온 바다를 지배하기 시작한다. 베켓 경에게 심장을 약점잡힌 데비 존스의 플라잉 더치맨호는 어쩔 수 없이 해적선들을 소탕하면서 다니고 있다. 한 편, 데비 존스의 지옥으로 떨어져버린 잭 스패로우(조니 뎁)를 구하기 위해 윌(올랜도 블룸), 엘리자베스(키이라 나이틀리), 바보사 선장(제프리 러쉬) 등은 싱가폴의 해적 영주 사오펭(주윤발)에게 그를 구하기 위한 해도와 선박을 요구하고. 결국 사오펭의 도움으로 세상의 끝에 닿은 그들은 마침내 잭을 구출하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돌아온 기쁨에도 잠시, 베켓과 데비 존스로부터 바다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는 해적 영주 9명이 다시 모여 봉인시킨 바다의 여신 '칼립소'를 다시 깨워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또한 칼립소의 정체가 바다 마녀 티아 딜마(나오미 해리스)라는 것과 함께 데비 존스의 연인이 칼립소였다는 사실 또한 알게 된다. 마침내 칼립소의 봉인을 풀어주자, 고요하던 바다 위에 폭풍우가 몰아치며 그들은 베켓 경과 플라잉 더치맨호와 마지막 전쟁을 치룬다.

 

 


 

 

일명 해적 3부작의 마지막 시리즈를 담당하는 3편 <세상의 끝에서>까지 마저 보았다. 1편이 해적 판타지의 시작과 가벼운 해양 모험기를 다루었고, 2편이 본격적인 확장된 세계관을 보여주었다면, 마지막 3편은 세계관 및 떡밥들을 전부 회수함과 동시에 해양 판타지의 끝판왕인 바다의 여신 '칼립소'까지 등장시킨다. 그리스 신화 속 바다 여신 칼립소를 차용한 것으로 보이는데, 데비 존스와 사랑에 빠졌다는 설정은 신화를 차용했다기보다는 캐리비안의 해적 내 오리지널 설정인 듯 하다. 이 설정이 나 스스로는 3편 <세상의 끝에서>에서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설정이었다..ㅠㅠ 바다의 여신과 사랑에 빠져 10년간 바다 위의 망자들을 인도하는 일을 한 유령선장이라니...ㄷㄷ 또한 둘이 엇갈렸지만 결국 마지막에 다시 마주했을 때 다시금 데비 존스의 눈에서 칼립소를 향한 사랑의 감정이 보였다는 점 역시 매우매우 매력적이었던...ㅎㅎ (비록 칼립소는 그저 이용하려 했던 것 같기는 하지만, 데비 존스는 다른 장면들에서도 칼립소의 이야기만 나오면 바로 흥분하는 것이 증오한다고 스스로 생각하지만 그 내면에는 칼립소를 향한 사랑이 남아있다고 해석했다.)

 

반응형

 

이 외에도 3편에서 인상깊었던 장면은 단연 마지막 폭풍우 속에서의 전투씬이라고 할 수 있겠다. 칼립소가 풀려난 후 바다에 재앙이라도 불어닥친 듯 비바람과 함께 폭풍우가 일어나는데, 그 회오리 속에서 블랙펄과 플라잉 더치맨호가 빙글빙글 돌면서 서로 오가며 전투를 하는 모든 장면들이 명장면 of 명장면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특히나 싸움 도중에 긴박하게 결혼식까지 올리시는... 윌과 엘리자베스 커플, 아니 부부의 결혼식 장면 또한 명장면 중 하나!) 다소 아쉬운 점이 하나 있다면, 아무리 해적들이라도 그렇지 이번 3편에서 유달리 배신에 배신에 배신이 난무하는 장면들이 너무 많아서 따라가기가 다소 벅찼다는 점이다. 대체 얘가 누구 편인지, 왜 갑자기 배신을 했는지도 제대로 따라가기도 전에 또 장면이 급하게 바뀌고 상황이 바뀌니 너무 정신없었다.;;

 

또한 3편 <세상의 끝에서> 속 해적왕으로 잭도 바보사도 아닌, 엘리자베스가 뽑히는 장면은 많은 것을 의미한다. 당시 여성에 대한 처우도 그렇고, 작 중 여성, 특히 엘리자베스의 주체적인 캐릭터성에 대비해 대우는 당장 3편 초반부만 봐도 '예쁘고 탐하고 싶은 여자'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중반부를 지나면서 사오펭이 그녀에게 선장 자리를 넘기고 그녀가 당당하게 해적 영주 9인 중 하나에 들게 되면서 잭의 추천으로 엘리자베스가 단숨에 해적왕까지 오르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 전투 전, 모든 이들이 낙담하여 포기하려 할 때도 유일하게 이대로 도망칠 순 없다며 해적들을 단합시킨 것 또한 엘리자베스. 이를 보았을 때 그간 남성적 판타지 위주로 끌고 가던 감독이 이러한 시대배경 속에서도 순응하지 않고 자신을 드러내려는 여성상을 그리고 싶었던 게 아닐까.

 

 


 

 

추신) 전체적으로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 중 2편과 함께 가장 재미있게 보았었던게 3편이었다. 확장된 세계관 뿐 아니라 이러한 떡밥 회수들, 매력적인 설정들 하나하나가 전부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특히나 3편의 후반부 바다의 여신이 풀려나면서 비가 내리고 바다가 요동을 치는 장면들이 (오컬티스트이며 신을 모시기도 하는 나로써는) 너무나 소름돋으면서도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내가 이런 쪽을 상당히 좋아하므로 갑자기 얘가 왜 이러나? 싶으신 분들은 그냥 넘어가시라.)

 

그리고 오늘 다시보니 마지막 에필로그 장면에서 4편에서 '젊음의 샘'을 다룰 것을 미리 스포했었다는 걸 알게 됐다...ㄷㄷㄷ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