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 : 프로젝트 사일런스 (2024) 리뷰 :: 부산행+엑시트 등의 재난물 짬뽕한 한국식 킬링타임용 오락 영화

탈출 : 프로젝트 사일런스 포스터

 

 

탈출 : 프로젝트 사일런스

- PROJECT SILENCE, 2024

 

 

차기 대선후보인 정현백(김태우)을 진심으로 모시는 청와대 국가안보실 행정관 차정원(故 이선균)은 딸 차경민(김수안)의 유학을 위해 공항대교 위를 달린다. 그와 마찬가지로 각종 이유로 인해 프로골퍼 심유라(박주현)와 그녀의 언니이자 매니저 심미란(박희본), 치매를 앓고 있는 할머니 순옥(예수정)과 그의 남편 병학(문성근), 렉카 기사 조박(주지훈) 등 역시 이 공항대교 위에서 달리던 중, 한 진상 스트리머의 도로 질주 쇼로 인한 사고가 발생하면서 엄청난 추돌 사고가 발생하게 된다. 그리고 그로 인해 무장한 군인들에게 보호받으며 어디론가 향하고 있던 수상한 남자 양 박사(김희원)까지 그 영향을 받게 된다.

 

양 박사와 군인들이 탄 차량까지 추돌 사고에 얽히게 되면서 차량 안에 있던 개들이 풀려나게 되는데. 문제는 이 개들이 단순한 개가 아니라 극비리의 실험 <프로젝트 사일런스>의 군사용 실험견들이었고, 제어 장치마저 고장나 개들이 사람들을 공격하기 시작한다. 여기에 군사용 실험견들을 이송하기 위해 도착한 군 헬기까지 사고가 나며 공항대교 위에 독가스가 퍼지고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 되버린다. 그렇게 이들은 대교 한복판 위에서 살인견들의 위협을 받으며 살아남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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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故 이선균의 유작이기도 한 재난물 영화로, 시놉시스를 보면 알다시피 영화 <부산행>부터 <엑시트>, <해운대>, <판도라> 등의 한국의 유명한 재난 영화가 떠오르는 재난물 짬뽕 영화다. 냉정한 성향의 주인공 행정관 정원과 그의 이타적인 성향의 딸 경민의 관계성은 마치 영화 <부산행> 속 주인공 부녀의 모습을 연상시키며(심지어 경민 역할의 김수안 배우는 부산행에서 실제로 공유의 딸 역할이었다;;), 작 중 짙은 안개 속에서 앞이 보이지 않는 데서 오는 공포와 스릴감은 영화 <엑시트> 속 배경과도 비슷하다. 이 외에도 재난 현장이 대교 위라는 설정은 영화 <해운대> 속 한 장면을, 재난 상황 자체는 마치 영화 <판도라>를 연상시키는 등 전형적인 재난 영화의 클리셰를 다 때려박았다.

 

다만 달라진 점이 있더라면, 다른 영화들의 메인빌런은 좀비같은 판타지적 크리쳐거나, 오히려 사람이 제일 악하다는 뻔한 전개로 흘러가지만 이 영화의 메인빌런은 우리들에게 친근한 존재인 '개'다. (물론 결말 부분을 보면 이 영화도 결국 '사람이 제일 악하다'에 가깝다.) 늘상 우리 곁에 있던 귀여운 반려견으로 다가오는 존재들을 영화 속에서는 사람을 찢어죽이는 극악무도한 살인견으로 다룬 점만큼은 매우 신선했다. 심지어 야생짐승으로서의 본능도 실험 부작용으로 인한 무차별적 살인도 아닌, 자신들을 실험하고 학대한 인간들을 향한 복수심으로 시작됐다는 게 가장 매력적이면서 인상깊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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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점을 빼고 본다면 너무 뻔하디 뻔한 여름 저격 킬링타임용 오락 영화였다. 한국 영화 아니랄까봐 중간에 신파 장면도 꼭 넣어줬고, 후반부 반전(?)으로 이 모든게 사실은 정부의 개입이 있었다! 라는 사실까지. 거기다 몇몇 발암 캐릭터들 또한 자기 역할을 착실히 수행하고, 냉정하고 개인주의였던 주인공이 결국 이 사건을 겪게 되면서 이타적으로 변하게 된다는 결말까지 너무너무 뻔하다. 하지만 너무 뻔하고 클래식한데도 그게 또 뻔한 오락 영화들의 매력이지 않겠는가. 아무 생각 없이 '역시 예상대로 흘러가는군' 하면서 팝콘 뜯으면서 볼 수 있는 가벼운 킬링타임용 영화. 나는 개인적으로 이 영화가 잘 만들어진 영화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킬링타임용 영화로 딱 제격인게 가볍게 오락 영화를 즐기고 싶다면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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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 초반에 김수안 배우 때문인지? 이른 새벽에 아빠 정원의 차를 타고 경민이 도로 위를 달리는 장면이 나오는데, 유달리 이 장면이 2016년작 <부산행> 속 공유와 함께 촬영했던 그 장면과 너무 흡사해서 이 장면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ㅋㅋㅋ 김수안 배우 때문에 오마주처럼 넣은 건지, 의도가 아니었는지는 모르겠다만 당시에 초등학생이던 김수안 배우가 이젠 어엿한 고등학생 연기를 할 정도의 나이가 됐다는 게 가장 크게 체감되던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