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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행 (2016) 리뷰 :: 한국 최초의 좀비물, 시대가 흐르고 메인 빌런이 재평가 받고 있는 이유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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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행 (2016) 리뷰 :: 한국 최초의 좀비물, 시대가 흐르고 메인 빌런이 재평가 받고 있는 이유

호박마차2 2024. 9. 4.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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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행 포스터

 

 

부산행

- Train to Busan, 2016

 

 

진양군 인근 바이오단지 시설에서 물질이 새어나오는 사고가 발생한다. 당시엔 작은 사건이었지만, 이 사건을 펀드매니저 석우(공유)가 덮은 후 시간이 흘러 돌이킬 수 없는 사건으로 번지게 된다. 한 편, 석우는 아내와는 이혼 소송 중이며 딸 수안(김수안)을 키우고 있지만 바쁜 아빠와 한창 부모의 돌봄이 필요한 시기의 수안은 가까워질래야 가까워질 수가 없이 먼 사이가 됐다. 수안은 그런 석우에게 생일선물로 엄마를 만나게 해달라고 하고, 결국 석우는 수안과 함께 부산행 기차를 타게 된다.

 

기차 안에는 한창 신혼인 상화(마동석)와 성경(정유미) 부부, 고등학교 야구부 학생들 영국(최우식)과 진희(안소희), 요즘말로 개저씨 용석(김의성)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평화도 잠시, 의문의 소녀(심은경)가 갑작스럽게 발작을 일으키고 곧 좀비로 변하면서 기차 안은 아수라장이 된다. 좀비에게 물린 사람은 감염되어 또 다른 좀비가 되고. 그렇게 기차 안은 하나둘씩 좀비가 늘어나 겉잡을 수도 없이 좀비들로 가득해진다. 생존자들은 살아남기 위해 도망치다 겨우 칸 문을 닫아 좀비들로부터 피신한다. 알고보니 이미 전국적으로 좀비 사태가 벌어지고 있었고. 부산행 기차는 군인들이 배치됐다는 대전역에 멈추지만, 대전역에서 대기하고 있던 군인들도 이미 좀비가 되버린 상태였는데.

 

 


 

 

2016년 당시 천만 관객을 돌파할 정도로 신드롬을 일으킨 영화로, 한국의 최초의 좀비물이기도 하다. (이 영화로 연상호 감독이 이름을 알렸다. 아직까지 연상호 감독의 최대 흥행작으로, 나 또한 이 영화로 연상호 감독을 알게 됐다.) 이 영화가 한국에서 개봉 후 천만 돌파라는 성적을 선보인 후 <킹덤>, <지금 우리 학교는> 등의 국내 좀비물들이 점차 발전해서 나오기 시작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또한 영화가 단순한 좀비물들과는 다르게 KTX라는 좁은 열차 안에서 좀비에게 쫓기는 아슬아슬하고 스피드감 넘치는 연출을 보여준다는 것 또한 장점 중의 장점. 그리고 공유, 정유미, 마동석, 최우식, 안소희 등의 호화로운 캐스팅으로도 눈길을 끌었었는데 영화 내에선 무엇보다도 마동석의 액션씬이 가장 인상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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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캐릭터들은 각각 생존 욕구가 확실하다. 작 중 가장 생존 욕구가 강하다 못해 이기적으로까지 보이던 용석 외에도 딸 수안을 지켜야하는 석우, 아내 성경과 곧 태어날 아이까지 지켜야하는 상화, 친구들을 지키지 못해 자책하면서도 남은 친구 진희를 지키려는 영국. 영화 중반부부터 말도 안되는 인간 vs. 좀비의 열차 액션씬이 벌어지는데(마동석이 연기한 장면은 다른 의미로도 말도 안됐던 ㅋㅋㅋ), 이게 가능하다고 생각될 수도 있는 부분은 바로 이 지켜야 하는 사람, 혹은 생존해야 하는 이유를 위한 인간의 초월적인 본능을 보여주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와 마찬가지로 용석 vs. 석우의 대립 또한 같은 의미로 흥미로웠으며 둘의 입장 다 공감이 갔다. 남은 사람들의 가족들 생사조차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감염됐을지도 모르는 이들을 받아들일 수 없던 용석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좀비들을 뚫고 자신과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살리고, 살기 위해 달려온 석우 모두 공감이 갈 수밖에 없다. 특히 당시엔 악역 용석이 꽤나 욕을 먹었지만, 코로나 시기를 겪은 이후엔 오히려 용석이 이해가 간다며 공감하는 이들도 몇몇 보인다. 이처럼 메인 빌런이라 할 수 있는 용석이 재평가받고 있는 이유는 그만큼 시대가 흐르며 우리가 단순히 사람과 사람의 대립이 선과 악, 흑과 백으로만 나눌 수 없을만큼 보다 더 고차원의 신념과 긍지의 대립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서가 아닐까.

 

 


 

 

추신) 이제와서 보면 최초의 좀비물이자 기차 안에서 벌어진다는 것을 빼고 본다면 전형적인 한국 재난영화의 클리셰를 그대로 따라가고 있는 영화긴 하다. ㅋㅋ 하지만 전 <탈출 : 프로젝트 사일런스> 리뷰에서도 말했듯이 그 클리셰가 주는 쾌감과 짜릿한 재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올 초 리뷰를 해볼까 생각했다가 <웬즈데이>에 밀려서 지금껏 미루다가 드디어 영화를 보고 리뷰 올리게 된 영화 시리즈. <킹스맨> 시리즈와 함께 후보였다가 트위터 투표에서 밀려서 지금까지 손놓고 있던...ㅋㅋㅋㅋ (연니버스 영화는 <반도>까지만 올릴 예정이다... <서울역>과 <집으로>는 너무... 취향 아니기도 하고...ㅋㅋㅋ)

 

 

2016년에 부산행부터 도깨비까지 공유에 엄청 미쳐있었던 필자... 그때만큼은 아니더라도 아직도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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