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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 퍼펙트 1 (2012) 리뷰 :: 가부장제에 대항하는 미국판 MZ vs. 젊꼰의 좌충우돌 걸그룹 도전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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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 퍼펙트 1 (2012) 리뷰 :: 가부장제에 대항하는 미국판 MZ vs. 젊꼰의 좌충우돌 걸그룹 도전기

호박마차2 2024. 7. 11.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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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 퍼펙트 1 포스터

 

 

피치 퍼펙트 1

- Pitch Perfect 1, 2012

 

 

대학 아카펠라 챔피언 대회에 참여한 바든 대학의 아카펠라 걸그룹 벨라스. 이미 바든 대학의 대표 아카펠라 아이돌로 인기를 끌고 있는 보이그룹 트레블메이커스에 대항하기 위해 무대 위에 오르지만 그만 신입생 오브리(안나 캠프)가 무대 도중 구토를 하고 만다. 그렇게 벨라스는 아카펠라계에서 제대로 굴욕을 당하고 4개월이 흐르고, 선배들이 모두 대학 졸업 후 신입생들을 뽑기 위해 동아리 홍보지를 돌리며 고군분투하지만 이미 망신살이 제대로 뻗친 벨라스에 아무도 지원하려 하지 않는다. 이 과정에서 새롭게 대학에 입학한 껄렁껄렁해보이는 미국판 MZ 베카(안나 켄드릭)가 눈에 띄고, 벨라스의 또 다른 멤버 클로이(브리트니 스노우)는 베카가 마음에 들었는지 계속 눈에 밟힌다.

 

그렇게 어찌저찌 전의 섹시한 미녀걸그룹을 지향하던 벨라스의 모습과는 상반되는 다양한 인종과 체형의 팻 에이미(레벨 윌슨), 신시아(이스터 딘), 스테이시(알렉시스 냅), 릴리(하나 메이 리) 등의 멤버들을 뽑게 된다. 하지만 개성 강한 멤버들인만큼 전처럼 단합해서 무대를 만들기가 영 힘든 와중, MZ답게 기존의 방식을 거부하는 베카와 젊꼰 오브리의 계속되는 충돌과 강력한 트레블메이커스의 계속되는 독주에 결국 벨라스는 대학 아카펠라 챔피언 대회에서 탈락하게 되는데.

 

 


 

 

내가 사랑하는 영화 중 단연 TOP5 안에 든다고도 할 수 있을 정도로 상당히 애정하는 영화 시리즈로, 벨라스는 나의 고교 시절 덕질하던 걸그룹(?) 중 한 팀이라고 당당히 말 할 수 있겠다.ㅎㅎ 위 부제에서도 소개했듯, 이 영화는 가부장제에 대항하는 여성 아카펠라 그룹의 성장 서사를 담고 있으나 상당한 병맛 블랙코미디식으로 흘러가는 코미디 장르의 영화이기에 너무 그렇게 심오하게 다루진 않았으며, 정말 시원하게 음악을 즐기면서 가볍게 영화를 보고 싶을 때 종종 꺼내보는 영화다. 또한 영화 <트와일라잇>의 벨라 친구로 유명했던 배우 안나 켄드릭을 스타덤에 오르게 한 유명한 영화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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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블랙코미디 장면들 속 당시의, 아니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가부장제에 대항하는 여성 서사를 보여주고 있는데, 특히나 단순히 백인 여성들이 가부장적인 아카펠라 음악계 시스템을 부수고 당당하게 승리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여기에 다양한 인종과 성정체성까지 넣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를 알 수 있는게 기존의 벨라스 멤버는 전원 백인의 날씬하고 큰 키의 딱 봐도 미인들만 모아놓았지만, 새 멤버로 영입된 이들은 뚱뚱한 체형의 백인 여성과 동양인 여성, 흑인 레즈비언, 남자들의 전유물이었던 섹드립을 거리낌없이 내뱉는 자유분방한 여성 등 기존 가부장제가 원하는 여성상을 시원하게 깨부수는 여자들이라는 것. (이를 통해서 여성과 남성의 대립 뿐 아니라 사회적 약자, 소수자와 다수자의 대립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그리고 또한 신입생과 기존의 선배와의 대립 또한 흥미로웠다. 고리타분한 기존 시스템에 저항하는 미국판 MZ 베카와 보수적인 젊꼰 선배 오브리의 대립은 단순히 보는 것을 쫄깃하게 할 뿐 아니라 이 가부장제에 대항한다는 메시지와도 찰떡이었다. 결국 선배 오브리는 자신의 부족함과 신입생 베카가 맞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자신의 피리(무대 시작 전 부는 도구)를 베카에게 물려주는데, 이는 단순히 벨라스의 리더가 오브리에서 베카로 바뀌었다는 것 뿐 아니라 기존의 세대가 닫히고 새로운 세대가 시작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또한 기존의 세대와 새롭게 떠오르는 세대가 힘을 합쳐서 현 사회의 굳건한 가부장제(부패한 시스템)를 깨부수고 당당하게 승리를 거머쥐는 엔딩까지 완벽했다.

 

 


 

 

추신) 구토로 시작해서 구토로 끝나는 영화라는 말이 있다.... 더러운 장면 싫어하시는 분들에겐 다소 비추하는 영화지만, 정말 명작이니 그래도 명장면들만이라도 한번 봐보시기를 추천드린다. 그리고 베카와 제시(스카일러 애스틴)의 깨알 썸도 보는 재미가 있다. (귀여운 커플 ㅎㅎ)

 

또한 음악 영화인만큼 2010년대 명곡들이 상당히 많이 나와서 영화 보면서 추억 여행을 하게 될 수 있을 것이다. Titanium, Since You Been Gone, Party In The USA, Like a Virgin, Just The Way You Are 등의 명곡들이 나와서 정말 보는 내내 귀도 호강하고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봤다.

 

 

마지막 이 장면을 위한 대장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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